노래 못하는 수컷새가 레퍼토리는 다양

OTS 오츠 2008. 5. 24. 21:40

노래 못하는 수컷새가 레퍼토리는 다양

휴대전화 회사들이 다양한 패키지 혜택을 내세워 경쟁사와의 단순 가격 비교를 어렵게 만드는 것처럼 명금(鳴禽)류 수컷들도 노래에 자신이 없을 때는 새롭고 다양한 레퍼토리로 암컷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캐나다 리스브리지 대학과 독일 막스 플랑크 조류연구소 학자들은 명금류 수컷들이 다양한 노래를 배움으로써 "자기보다 노래를 못하는 경쟁자가 있을 땐 같은 노래로 우월성을 과시하고, 자기보다 노래를 잘 하는 수컷과의 경쟁은 피한다"는 연구 결과를 아메리칸 내추럴리스트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노래로 승부하기가 어려운 수컷 새들은 경쟁자가 있을 때는 완전히 다른 노래를 부르며 이럴 때 암컷들은 비교하기가 어려워 노래 못하는 수컷을 선택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새들이나 휴대전화 회사 모두 "고객, 즉 암컷들은 최상의 선택을 하고 싶어하지만 회사측은 고객의 희망과는 관계없이 무조건 자사 상품, 즉 수컷의 정자를 팔고 싶어한다"면서 명금류의 노래 가락이 다양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른 동물에게서도 눈길을 끄는 화려한 춤이나 밝은 줄무늬 등이 이와 유사한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새로운 신호가 진화하는 것은 그것이 경쟁력 약한 수컷들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이며 이런 사례는 멧종다리나 굴뚝새, 또는 박새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합뉴스/youngmin@yan.co.kr/2008.5.24)